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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얼굴로 · 9장 / 전체 41장

만남이 먼저였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말하게 되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스승이나 책에게서 먼저 말을 배우고, 그다음에 자기 삶에서 그 말을 찾아보는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먼저 무언가를 겪고, 그 뒤에야 그것을 담을 말을 찾는 길입니다. 창세기 48장에 나오는 야곱의 말은 둘째 길에 속합니다.

야곱은 구속자라는 개념을 먼저 배우고 나서 자기 삶을 거기에 맞춘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기에게 일어났던 일을 돌아보고 거기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만남이 먼저였고, 이름은 그 뒤를 따랐습니다.

겪은 일에 이름을 붙이다

야곱이 요셉의 아들들을 축복할 때 하나님을 어떻게 부르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창세기 48:15-16 그가 요셉을 축복하여 말했다. “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이 그 앞에서 걸어온 하나님, 나를 나의 출생부터 오늘까지 기르신 하나님, 나를 모든 악에서 구속하신 사자께서 이 아이들을 축복하시기를 바란다. 그들 위에 내 이름과 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름이 불리며, 그들이 땅 가운데서 크게 번성하기를 바란다.”

부르는 이름이 셋이며, 셋 다 야곱의 삶을 돌아봅니다.

첫째는 “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이 그 앞에서 걸어온 하나님”입니다. 이것은 야곱이 앞선 이들에게서 받은 것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이 하나님 앞에서 걸었고, 야곱은 그들에게서 그분에 대해 들었습니다.

둘째는 “나를 나의 출생부터 오늘까지 기르신 하나님”입니다. 여기서 「기르신」은 목자처럼 치셨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야곱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삶을 말합니다. 목자는 이끌고 먹이고 지킵니다. 라반의 양 떼를 이십 년 동안 친 야곱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 평생 동안, 바로 그 말을 하는 날까지 자기에게 그렇게 해 주셨다고 말합니다.

셋째는 “나를 모든 악에서 구속하신 사자”입니다. 고엘이 담긴 것은 바로 이 셋째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 이름은 구체적인 사건들에서 나왔습니다. 하란에서 그에게 말한 사자, 얍복에서 그를 붙든 사람입니다.

「모든 악에서」라는 말에는 내력이 있습니다. 야곱은 이집트에서 파라오 앞에 섰을 때 자기 삶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창세기 47:9 야곱이 파라오에게 말했다. “내 나그네 삶의 햇수가 백삼십 년이니, 내 삶의 햇수가 적고 험악하여 내 조상들의 나그네 삶의 햇수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는 자기 삶이 평탄했던 척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형을 피해 도망했고, 품삯이 열 번이나 바뀐 집에서 이십 년을 일했으며, 길에서 라헬을 장사했고, 요셉이 죽은 줄 알고 여러 해 동안 슬퍼했습니다. 자기 날들이 험악했다고 말한 바로 그 노인이, 이제는 그 사자가 자기를 모든 악에서 구속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론으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악도 실제였고 구속도 실제였던 삶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름들 뒤에 있는 하나의 사건

4장부터 6장까지에서 보았듯이, 여기서 야곱이 고엘이라고 부르는 사자는 “나는 … 벧엘의 하나님이다”(창세기 31:13)라고 말씀하신 분이며, 얍복에서 야곱과 씨름한 그 사람입니다. 야곱은 그분을 하나님이라 불렀고, 호세아는 하나님이라고도, 말라크(사자)라고도 불렀습니다. 이 본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낱말이 아닙니다. 사건입니다. 야곱은 이분을 만났고, 그 만남이 이 이름의 바탕입니다.

그리고 열두 아들을 하나씩 축복하다가 단 지파에게 하는 말 끝에 예슈아h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여호와여, 내가 당신의 구원(예슈아h)을 기다립니다”(창세기 49:18). 성경에서 구원이라는 낱말이 처음 나오는 곳이 여기입니다. 성경에서 처음 「구속자」라고 말한 사람과 처음 「구원」이라고 말한 사람이 같은 사람이며, 그는 그분이 찾아와 만나 주신 사람이었습니다.

야곱은 땅에도 같은 방식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먼저 만남, 그다음 이름이라는 이 순서는 야곱의 이야기 전체에 흐릅니다. 그는 거듭거듭 어떤 곳에서 자기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그곳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곳먼저 일어난 일야곱이 붙인 이름
루스사닥다리 꿈, 그 위에 서신 여호와벧엘, 하나님의 집 (창세기 28:19)
하란에서 오는 길“하나님의 사자들이 그를 만났다”마하나임, 두 진영 (창세기 32:3)
얍복하나님을 얼굴과 얼굴로 보았음브니엘, 하나님의 얼굴 (창세기 32:31)
다시 벧엘“그가 자기 형 앞에서 도망할 때에 거기서 하나님이 그에게 나타나셨기 때문이다”엘벧엘 (창세기 35:7)

어느 경우든 만남이 먼저 오고, 이름이 그 만남을 기록합니다. 야곱은 벧엘이라는 이름을 먼저 지어 놓고 하나님이 거기 나타나시기를 기다린 것이 아닙니다. 그는 꿈에서 깨어 “진실로 여호와께서 이곳에 계시는데 나는 알지 못하였구나”(창세기 28:16)라고 말했고, 그다음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창세기 48장과 49장의 이름들도 같은 틀을 따릅니다. 그것은 땅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을 부르는 이름이고, 길 위에서가 아니라 삶의 끝에 나옵니다. 그러나 만들어진 방식은 같습니다. 그분이 야곱을 만나 주셨고, 야곱은 자기를 만나신 분에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임종 자리에서도 그는 축복하기 전에 먼저 만남의 이야기를 합니다. 창세기 48장에서 요셉에게 하는 첫마디는 축복이 아니라 기억입니다.

창세기 48:3 야곱이 요셉에게 말했다. “전능하신 하나님(엘 샤다이)이 가나안 땅 루스에서 나에게 나타나 나를 축복하시며

그 만남을 떠올린 뒤에야 그는 축복으로 나아갑니다.

한 삶의 요약

이것은 야곱의 세 이름을 읽는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그것은 교리의 요약이 아닙니다. 그가 살아온 삶의 요약입니다.

그렇다고 덜 참된 것은 아닙니다. 다른 방식으로 참된 것입니다. 교리는 남에게서 배워 한 번도 시험해 보지 않은 채 되풀이할 수 있습니다. 겪은 일에서 나온 이름은 그 겪음 속에서 이미 시험을 거쳤습니다. 야곱이 그 사자를 자기의 고엘이라 부를 때, 그는 아들들에게 하나님에 대해 배운 것을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자기를 끝까지 건져 이끌어 주셨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야곱이 이 말들을 처음 할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때는 고엘의 율법도, 구원을 말한 선지자도, 그가 읽을 성경책도 아직 없었습니다. 야곱에게 있었던 것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서 내려온 약속, 그리고 자기 삶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름들은 이 둘에서 나왔습니다.

야곱이 처음으로 예슈아h를 부르짖은 까닭은 그가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는 얍복에서 “내가 하나님을 얼굴과 얼굴로 보았는데도…”라고 말했습니다(창세기 32:31).

어떤 만남이었을까?

야곱이 겪은 만남은 어떤 만남이었을까요? 야곱 자신은 자기가 본 분이 하나님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불꽃 가운데 나타나신 떨기나무 같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야곱이 만난 분은 사람의 모습으로 서서, 하나님으로서 말씀하시고, 그의 몸을 만지신 분이었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이들은 구약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보이신 여러 방식을 가리켜 몇 가지 정해진 낱말을 씁니다. 그 낱말들을 조심스럽게 쓰면, 벧엘과 얍복에서 본문이 무엇을 기록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베들레헴에서 일어난 일과 어떻게 다른지를 말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첫째 낱말이 테오파니(신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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