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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에서 자유? · 21장 / 전체 41장

코이노스와 아카타르토스

영어에서는 속된 것(common), 부정한 것(unclean), 불결한 것(impure), 더럽혀진 것(defiled), 세속적인 것(profane) 같은 몇 가지 낱말이 하나로 뒤섞여 쓰이곤 합니다. 우리는 대개 이 낱말들을 모두 하나의 생각, 곧 옛적에 하나님께서 꺼리셨던 나쁘고 더러운 무언가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다 신약성경 한 구절에서 무언가가 더는 부정하지 않다고 말하는 듯 보이면, 그 개념 전체가 아예 사라졌다고 여깁니다.

누구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살펴볼 여러 구절 이면에는 바로 이런 주장이 깔려 있습니다. “정결함과 부정함은 하나의 옛 체계였으며, 신약성경이 이를 폐지했다.”

그러나 토라는 이를 하나의 개념으로 묶지 않습니다. 토라는 두 쌍의 낱말을 쓰며, 제사장들에게 이 둘을 엄격히 구별하라고 명합니다. 마가복음 7장이나 사도행전 10장, 또는 로마서 14장을 펼치기 전에 먼저 이 두 쌍의 낱말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알지 못하면 여러 본문을 거꾸로 읽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사장의 직무

이 두 쌍의 낱말은 아론의 두 아들이 죽은 직후 아론에게 주신 한 계명에 나란히 등장합니다. 이 사건은 34장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지금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 낱말들 자체입니다.

레위기 10:8-11 여호와께서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네 아들들은 정해진 만남의 장막(오헬 모에드)에 들어갈 때에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면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이것은 너희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후카)다. 이는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을 구별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의 손을 통해 그들에게 말씀하신 그 모든 규례(호크)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르치기 위함이다.

제사장들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을 구별」해야 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두 쌍입니다.

첫 번째 쌍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입니다. 거룩한 것은 「코데쉬(거룩하게 구별된 것)」로, 안식일이나 제단, 십일조처럼 하나님을 위해 따로 구별해 둔 것을 뜻합니다. 속된 것은 「홀(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로, 일상생활의 평범한 것들을 가리킵니다. 속된 것은 죄가 아닙니다. 화요일은 속된 날이고, 부엌에서 쓰는 그릇도 속된 물건입니다. 둘 다 따로 구별되지 않았다는 뜻일 뿐, 이 낱말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두 번째 쌍은 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입니다. 부정한 것은 「타메(부정한 것)」이고, 정결한 것은 「타호르(정결한 것)」입니다. 이 쌍은 토라가 직접 규정하는 상태와 대상들을 다룹니다. 곧 정결하게 되기 전까지는 성소에 가까이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상태들과, 하나님께서 먹을거리가 아니라고 말씀하신 동물들입니다.

이 둘은 하나님께서 직접 그으신 서로 다른 두 기준선이며, 제사장이 맡은 일은 이스라엘에게 이 두 기준선을 각각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코이노스와 아카타르토스

신약성경이 헬라어로 이 문제들을 말할 때도 똑같은 두 기준선이 나타납니다. 부정한 것을 뜻하는 낱말은 「아카타르토스(부정한 것)」이고, 속된 것을 뜻하는 낱말은 「코이노스(공통된 것, 속된 것)」입니다.

아카타르토스코이노스
뜻부정한, 불결한속된, 공유된, 세속적인
배경이 되는 히브리어타메, 부정한홀, 속된
누가 규정했는가토라 (레위기 11:47)본래 뜻은 「공유된」. 장로들의 전통에서 씻지 않은 손과 이방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 (마가복음 7:2-5; 사도행전 10:28)
다른 용례아카타르토스(더러운) 프뉴마(영), 곧 부정한 영 (마가복음 1:23)「모든 것을 공동으로 가졌다」 (사도행전 2:44); 「공통된 믿음」 (디도서 1:4); 「우리 공통된 구원」 (유다서 1:3)

표의 마지막 줄을 보면 「코이노스」가 그 자체로 나쁜 낱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믿은 사람들은 「모든 것을 공동으로 가졌다」고 했습니다. 바울은 디도를 「공통된 믿음 안에서 나의 참된 자녀」라 부릅니다. 유다는 「우리 공통된 구원」에 관해 씁니다. 「코이노스」는 함께 나누는 것, 모두에게 속한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장로들의 전통에서 이 낱말에 두 번째 용도가 덧붙여졌습니다. 정결 예식을 거치지 않은 손을 「코이노스」라 불렀고, 이방인을 가리켜 「코이노스」, 심지어 「아카타르토스」라고까지 불렀습니다(사도행전 10:28). 이러한 용례는 토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반면 「아카타르토스」는 다릅니다. 이 낱말은 하나님께서 친히 부정하다고 선언하신 것을 가리킵니다. 레위기 11장의 동물들에게 쓰였고, 예슈아께서 쫓아내신 영들에게도 쓰였습니다.

간단한 비유를 떠올려 보면 두 낱말의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사무실 탕비실에 있는 커피잔을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 사람이 돌려 썼고 개수대에 놓여 있으니, 거기에 물을 따라 마시려면 먼저 한 번 헹구고 싶을 것입니다. 이것이 속된 것입니다. 이제 페인트가 가득 담긴 컵을 생각해 보십시오. 컵을 아무리 씻어 낸들, 그 안의 페인트가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부정한 것입니다. 커피잔은 관습상 속된 것일 뿐이어서 물로 한 번 헹구면 해결되지만, 페인트는 누가 들고 있든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꾸로 읽힌 본문들

이 두 낱말을 마음에 담아 두고, 앞으로 살펴볼 본문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십시오.

마가복음 7장에서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이 「코이노스」한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고 불평합니다. 그리고 그 장 전체에서 여러 영어 성경이 「더럽히다(defile)」로 번역한 동사는 「코이노오(속되게 하다)」입니다. 사도행전 10장에서 베드로는 「코이노스」와 「아카타르토스」라는 두 낱말을 모두 입에 올리지만, 하늘에서 들려온 음성은 오직 한 낱말로만 대답합니다. 「네가 코이노스(공통적인, 세상적인)하다 하지 말라」(사도행전 10:15). 로마서 14장에서 바울은 한 구절 안에 「코이노스」를 세 번이나 쓰지만, 그 장 전체에서 「아카타르토스」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습니다.

이 두 낱말을 하나의 영어 낱말로 뭉뚱그려 놓으면, 이 본문들은 하나같이 정결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나누신 하나님의 기준선이 지워졌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두 낱말을 명확히 구별하면, 본문들은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해 줍니다. 각 본문은 이어지는 장들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부정함의 두 갈래

토라가 말하는 부정함 자체도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 번째 갈래는 음식과 몸과 접촉에 따른 부정함입니다. 레위기 11장부터 15장까지, 그리고 민수기 19장이 이를 다룹니다. 부정한 동물, 출산, 피부병, 몸의 유출병, 주검과의 접촉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갈래의 상당수는 일상적인 삶의 일부입니다. 아이를 낳은 어머니, 아버지를 장사 지낸 아들, 남편과 아내는 아무런 죄를 짓지 않고도 일정 기간 부정해질 수 있었습니다. 토라는 그들이 다시 가까이 나아올 수 있도록 물로 씻는 규례와 저녁까지 기다리는 규례, 그리고 정결하게 하는 날들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레위기 11장은 이 갈래에 속한 음식 규례들을 마무리하며 그 목적을 이렇게 밝힙니다. 「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을 … 구별하기 위함이다」(레위기 11:47).

두 번째 갈래는 성적인 죄와 우상숭배와 피 흘림에 따른 부정함입니다. 이 부정함은 죄이며, 사람뿐만 아니라 땅까지 더럽힙니다. 레위기 18장은 금지된 성관계 목록을 열거한 뒤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 땅이 더러워졌으므로, 내가 그 위에 그 죄악을 갚으니, 그 땅이 자기 주민들을 토해 냈다」(레위기 18:25). 이 본문 전체는 25장에서 읽어 볼 것입니다. 선지자들도 이스라엘을 두고 똑같은 낱말을 썼습니다. 에스겔은 이스라엘 족속이 「자기 길과 행위로」 자기 땅을 더럽혔다고 말하며, 하나님께서 「그들이 그 땅에 흘린 피와 그들이 우상으로 그 땅을 더럽힌 것 때문에」 진노를 쏟으셨다고 전합니다(에스겔 36:17-18).

히브리어에서는 이 두 갈래를 모두 「타메」와 「투마(부정함)」라는 같은 낱말로 부릅니다. 헬라어에서도 둘 다 「아카타르토스」와 「아카타르시아(부정함)」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과 사람이 자기 몸과 예배로 행하는 것에 똑같은 어휘가 쓰입니다. 이 둘은 같은 것이 아니지만, 하나님께서는 둘 다 한 낱말로 부르셨습니다.

우리를 걷게 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는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에스겔 36:25-27 내가 너희 위에 정결한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니, 너희의 모든 더러움과 모든 우상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내가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속에 새 영(루아흐)을 두겠다. 내가 너희 살(바사르)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너희에게 살(바사르) 같은 마음을 주겠다. 내가 내 영(루아흐)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내 규례(호크)대로 행하고 내 판결(미쉬파트)을 지켜 행하게 하겠다.

그 약속은 두 갈래 모두에 미칩니다. 「너희의 모든 더러움과 모든 우상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그런 다음 새 마음과 그분 자신의 영을 주시는데, 성령을 주시는 목적은 분명히 밝혀져 있습니다. 「너희가 내 규례(호크)대로 행하고 내 판결(미쉬파트)을 지켜 행하게 하겠다.」

에스겔서에서 성령은 규례들을 폐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그 규례대로 걷게 하시는 분입니다. 정결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며, 그 안에서 걷는 것은 그 열매입니다.

이 장이 주는 핵심

거룩한 것과 속된 것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
히브리어코데쉬와 홀타메와 타호르
신약 헬라어하기오스(거룩한 것)와 코이노스아카타르토스와 카타로스(정결한 것)
부정적 낱말의 뜻평범한, 공유된, 구별되지 않은하나님께서 부정하다고 선언하신
사람이 덧붙인 부분손과 이방인을 코이노스라 부름 (마가복음 7:2; 사도행전 10:28)—

이제 두 쌍의 낱말과 두 갈래의 부정함을 파악했으니, 정결함과 부정함에 관한 토라의 율법들을 하나씩 따라가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내산 이전부터 있었던 음식 규례로, 방주에서 나온 노아에게 주셨으며 사도들이 처음부터 민족들 가운데서 믿게 된 이들에게 요구했던 법, 곧 피에 관한 율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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