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서와 하나님의 아들들 · 10장 / 전체 10장
결론 및 연구자의 학문적 · 신앙적 제언
지금까지 살핀 천상의 어전회의(욥 1–2장, 38장)와 창세기 6장의 ‘하나님의 아들들’, 하늘의 존재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 기록과 악한 영이 사람을 쓰는 방식, 신약의 세 구절(유 1:6–7 · 벧후 2:4–6 · 벧전 3:19–20)과 해석의 역사, 그리고 사탄의 타락과 성령의 검을 통한 영 · 혼의 분별에 관한 이 모든 논의는, 성경 66권 정경의 내적 통일성과 히브리 · 헬라 원문의 문맥에서 이끌어 낸 것이다. 연구자는 이것이 정경 전체의 조화 속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성경적인 설명이라고 본다.
끝으로 유다서의 에녹 인용에 관하여 밝혀 둔다.
아담에게서 일곱 번째인 에녹도 이들에 관해 예언하여 이르기를, “보라, 주께서 자신의 수만 명의 거룩한 이들과 함께 오셨으니, 모든 이들에게 크리시스(심판)를 행하시고, 경건하지 않게 행한 그들의 경건하지 않은 모든 행위들과 경건하지 않은 죄인들이 그분을 거슬러 말한 모든 거친 말들에 대해 경건하지 않은 모든 이들을 책망하려 하심이라”고 하였다. (유 1:14-15)
유다서가 아담의 칠대손 에녹의 예언을 인용한 사실을 볼 때, 고대에 에녹의 참된 예언이 담긴 전승이 실재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정한다. 사실관계는 이렇다.
- 유다서 14–15절과 비슷한 문장이 오늘 전해지는 구약 위경(흔히 외경이라고도 부른다) 《에녹1서》 1장 9절에 있다. 이 절이 거의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5–6세기경의 헬라어 사본(아크밈 사본)과, 그보다 훨씬 뒤의 에티오피아어 사본들이다. 3세기의 라틴어 문헌(위(僞)키프리아누스)에도 비슷한 문장이 나오지만, 유다서를 인용한 것인지 에녹서를 인용한 것인지는 학자들 사이에 갈린다.
- 쿰란에서 나온 아람어 사본(4Q204 = 4QEnᶜ, 기원전 1세기 후반, 1단 15–17행)에는 이 절의 온전한 낱말이 여섯 개 남짓만 남아 있다. 나머지는 편집자가 헬라어 · 에티오피아어 역본과 유다서를 보고 채운 것이다(밀릭 1976, 젠트리 · 파운틴 2017).
- 유다서의 문장은 현존하는 어느 에녹1서 본문과도 그대로 같지 않다. 그래서 학자들 사이에서도, 유다가 에녹1서를 자유롭게 인용했다는 견해와 함께, 에녹1서와 유다서가 모두 더 오래된 공통의 전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견해가 제기되어 있다(젠트리 · 파운틴, Tyndale Bulletin 68.2, 2017).
그러나 유다서가 에녹의 예언 한 대목을 인용했다는 사실이, 오늘 전해지는 《에녹1서》 전체를 성경과 같은 진리로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도 바울도 이방 시인의 글귀 「우리도 그분의 자손이다」(행 17:28)를 인용했고, 크레타의 한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 증언이 참되다」(딛 1:12–13)고 했으나, 그 시인들의 글 전체를 진리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오늘 전해지는 《에녹1서》에는 히브리서 1장 5절을 비롯한 정경 66권의 핵심 진리 — 영적 존재와 살아 있는 혼의 구분, 천사의 본질, 아담에게 책임을 물으시는 하나님의 공의 — 와 어긋나는 신화적 요소들이 섞여 있다.
따라서 사도 유다가 인용한 것은 후대에 신화적 이야기와 함께 엮인 《에녹1서》 전체가 아니라, 고대로부터 전해 오던 원형의 에녹 예언 전승이었으며, 《에녹1서》의 편찬자들도 그 예언을 자기 책 첫머리(에녹1서 1:9)에 담았다고 보는 것이 학문적 · 신앙적으로 타당한 분별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류가 없는 성경 66권 정경의 기준 위에 굳게 서서, 혼과 영을 찔러 쪼개는 말씀의 검으로 마지막 때의 진리를 온전히 분별해 나가야 할 것이다.